잠시.
일단 Brian Hyland 의 Seald With A Kiss를 반복 재생하고 넘겨주겠니.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고명재 시인의 산문집.
뜨겁고 습습했던 8월 여름
내 지음(知音)를 오열하게 만든 책.
그 말을 전해들었던 순간부터
내 마음속에 피어올라
겨울부터 봄이 올 때까지 내내 궁금했던 책.
사랑하는 친구가 감동받은 책을
하루라도 빨리 읽고 싶었던 잔나비와,
몇 달 내내 그 책 얘기를 하는 원숭이를 위해
깜짝 책 선물을 준비해둔 나의 지음知音.
아쉬워서 울분을 토로했던 너와
그런 네가 그저 사랑스럽고 행복한 나.
내가 산 책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라길래
그럼 너에게 주면되겠다.
사실 너에게 이 책을 선물 받게 될 거라고 느낀 순간이 있었는데.
내가 마음이 조금 급했다.
그저 기회가 있을 때 얼른 받아서 읽고 싶었다.
하루라도 빨리 그 책을 읽고 너에게 한 발 더 가까워지고 싶었어.
나는 이렇게, 이만큼 너를 사랑해.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닮고 싶어진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 즐기는 취미, 감동받은 책이나 영화.
야금야금 따라해보면 어느샌가 닮아가게 된다.
나의 지음知音은 그런 사람이다.
마음이 따뜻하고 상냥한,
길가에 핀 작은 꽃 한송이에도 감동을 받는,
책과 음악을 사랑하는,
언어1등급 언신의 위엄을 잃지 않는 언어의 마술사,
함께 낄낄대는 포인트가 같고,
어쩔때는 뇌링크라도 된듯 똑같은 생각 똑같은 행동도 하는,
하지만 인생의 가치관이 다르기도 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통찰과 지혜에 감탄하게 되고,
성숙하고 따뜻한,
그러다가도 이 자식은 뭐지 싶을만큼 유치한,
함께하면 항상 즐겁고 웃게되는,
욕심같아선 늘 치대고 싶어지는,
힘들 때 맘껏 울 수 있도록 곁을 내주는,
이야기를 참 맛깔나게 하는,
초록색을 좋아하는,
피크민에 미친,
익은 김치는 먹지만 생김치는 싫어하는,
미감이 뛰어나 늘 내 취향의 물건을 들고 나타나는
(아니 어쩌면 그냥 네가 좋아서 다 예뻐보이는 것 일수도),
목소리가 예쁘고 노래를 잘하는 다정한 사람.
매력이 화수분이처럼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그런 사람.
내가 많이 좋아하는 사람.
많은 것이 닮아버린 사람.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나의 지음(知音).
06년 너와 만나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 모습은 어땠을까.
너는 8반, 나는 7반이었더라면.
우리가 같은 전공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우리가 같은 고등학교에 오지 않았더라면.
너를 만나기 전 우리의 접점은 딱 그정도였던 거다.
어쩌면 찰나의 선택과 엇갈림으로 평생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는.
그러나 우리에겐 찰나와 이어짐이 있어왔다.
같은 해에 태어났던 것,
같은 지역에 살던 것,
중학시절을 나름 알차게 보냈던 것,
언어에 흥미가 있었던 것,
특히 중국어에 관심이 많았던 것.
이런 찰나의 찰나가 모여
그리하야 고등학교 1학년 7반이라는 무대위에 우리가 함께 설 수 있게 되었겠지.
서로가 서로를 재미있게 인식했던 것과
재밌는 추억을 쌓고 함께 웃음을 나눈 일들과
힘들고 지칠 때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 일들.
가끔은 서로가 신기하기도 했지만,
단 한 번도 밉거나 싫다고 느껴진적이 없었다.
그건 아마도 너와 나는 서로를 바꾸려고 하기보단
너는 너, 나는 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준비가 항상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너는 나를, 나는 너를
그냥 그 자체로 사랑하게 되었기에.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끼고 존중하며 꾸준히 이어올 수 있었다.
2006년 따뜻하고 노란 햇살이 들어오던 1학년 7반 교실에서
너를 처음만난 순간부터
‘이 애와는 반드시 친해지고 싶어. 그리고 우린 좋은 친구가 될 거야.’라고 느꼈지.
첫 눈에 반한 우정이 이런걸까.
그 날부터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매 순간 너에게 배우고 감동받고 함께 성장해오고 있다.
문득 어제 아침 나눈 대화가 생각나서
출근 길에 홀로 파안대소했다.
네가 내 친구라서 정말 다행이다.
너를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네가 나를 아껴줘서 행복하다.
그러니 나도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해줘야지.
오늘 밤이 지나면 너를 만난다.
자동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날아,
기차도 타고 달려
8,330 km를 이동하면 그리운 너에게로 갈 수 있다.
그리운 가족들과 다른 친구들도 참 많지만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이 너라니.
이렇게 설렐수가 있을까.
얼른 보고싶다.
어서 만나서 함께 걷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단풍을 봐야지.
소소한 대화와 숭숭한 장난도 치면서
얼른 함께 마주보고 웃고싶다.
05.11.2026
내 사랑과 존경을 담아
Sealed with my kiss.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