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정말 헤어지려 하고 있다.
여전히 정리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이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가릴 수 없어 대놓고 내 공간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던 것들을
마침내 정리하려 하는 것이다.
대단한 물건들은 아니다.
좋아하는 캐릭터 피규어,
따뜻한 음율이 흐르는 오르골과
내가 주고 싶어서 샀지만 끝내 주지 못했던 목도리.
그리고 Hakuna Matata가 새겨진 너의 분신같던 반지.
늘 네가 끼고 다닌 반지를 커플링으로 맞춰달라했던
나의 투정어린 부탁에 기꺼이 한 짝을 다시 맞춰온.
정작 커플링으로 맞출 당신의 네 반지는 후에 잃어버렸었지만.
그래봤자 물건 몇가지일 뿐인데
추스리고 버리고 보내는데 이렇게까지 어렵고 오래걸릴 줄은 몰랐다.
물론 지금도 어쩐지 헛헛한 기분이 들만큼.
오래걸렸지만
결국 조금은 버릴 수 있었고,
나머지도 보낼 수 있다.
이제는 정말.. 그렇게 하고 싶다.
그리고 우습게도 그렇게 비워낸 자리에
새로운 사랑이 자리잡을 수 있길 바란다.
그 자리에 꼭 맞지않아 낯설고 불편할 수 있지만
그 공간을 이루고 있는 물질은 이제 제법 유화되어서
다시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오랜 시간 하나의 모양으로 굳어져있던
오래된 고무 찰흙같던 나의 마음을
다시 따뜻한 온기로 주무르고 다듬으면 새로운 형태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
아직은 단단해서 어려울 수 있지만
부디.
나는 이제 새로운 마음을
이전과는 다른 모양과 질감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것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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