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4, 3, 2, …..1!


저질러 버렸다.

나란 인간
참 나약한 인간,
하지만 강한 인간.

기껏 마음을 다잡고 내린 결정을
끝까지 밀고가지 못해 나약하지만,
알 수 없는 결과에 두렵고 창피해도
해봐야 후회없는 강인한 마음을 가진 인간.

물론 단단하고 강해도
계속 가슴이 두근거리고
생각이 많아지는 건 통제할 수가 없다.

다만 이 두근거림은,
설렘의 두근거림보다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과 부끄러움, 창피함에서 오는.
이불킥하게 될까봐 생기는 소심함의 두근거림이다.
… 아마도 그럴 것이다.

어떤 반응이 올지.
언제쯤 올지.
대화가 계속 이어질지,
대뜸 연락한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지.

뭐가 됐든 일단 꽂히면
직진 해보고야 마는 성격이라
상처도 많이 받았었고
당연히 후회한 적도 많다.

호기심에 먼저 다가갔어도
결국 내가 먼저 떠나기도 했고,
역시 인간 관계란 쉽지 않다며
꽤 오랜 시간을 참선하듯 보내오기도 했다.

그러나 후회는
해도 안 해도
결국 하게되는 것.

해보고 후회하는 것과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이 있다면
나는 그냥 해보고 후회하련다.

늘 그래왔다.
그 결정이 항상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할 순 없지만
해보지 않았을 때 하게 될 후회가 1% 라도 더 쓰라릴 것 같았다.

관계 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 걸친 이런저런 결정들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고
돌아보면 아쉬운 점도 분명 있겠으나
후회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

다가갔으니 진전이 있었고,
파고들었으니 알 수 있었고,
도전했으니 얻을 수 있었고,
선택했기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으니까.


여전히 알 수 없는 결과는 두렵다.

그러나 가능한 결과는 4가지이다.
두려움에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1) 결과를 모른 채 놓치는 것과
2) 어쩌다 운좋게 얻는 것
두려움을 이기고 도전했을 때 :
3) 쓰라린 결과를 맞이하든
4) 새로운 국면을 맞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대부분의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운 좋게 얻길 바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먼저 다가가기전에
상대방이 먼저 다가와주길 바라는 것 처럼.

하지만 단점은 그 ‘운’이 언제 찾아올 지 모른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오겠지- 하며
수동적인 자세로 막연하게 기다리기만 해야한다.

나는 그게 참 싫다.
내가 내 스스로의 인생을 사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운’명에 휘둘리는 기분이다.
내 삶이면 내가 선택할 것이다.

그래봤자 최악의 결과가 뭐겠는가?
이불 좀 차올리고,
한동안 마음이 들끓었다가
시간이 흐르면 ‘그때 그랬었지’하며 웃어넘기기 밖에 더하겠느냐 말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고도
인생에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일도 많고
마음만큼 돌진할 수 있는 있는 경우도 많지 않은데
겨우 상대에게 한 발짝 먼저 다가가는 것 따위가 대수랴.

아무것도 하지않아서 모른채 놓치게 된다면 그 역시도 화가 난다.
했다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
내내 후회하겠지.

가장 안 좋은 결과라면
용기를 내어 도전했어도 차가운 현실을 마주하는 것일 테다.
그 결과값이 무섭다면 하지 않는 선택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안 해보고 놓칠 바에야 일단 해보는 것이 낫고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할 바에야 일단 해보는 것이 낫고
뜻밖에 좋은 결과가 나를 반길 수도 있으니 일단 해보는 것이 낫다.

일단 해볼 이유가 3가지에
아무것도 안 하고 실패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이 1가지라면
확률적으로 봐도 해볼 이유가 충분하지 않나?


대단한 서브는 아니지만
공은 이미 던져졌고,
어떻게 되돌아 올지는 이제 상대에게 달려있다.

흥미진진한 랠리가 이어질 수도 있고
서브 미스가 될 수도 있고
다시 잘 보내준 공을 내가 실수로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누가 어떤 스코어를 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공을 던지지 않으면 게임은 시작되지 못한다.

나는 설사 질 수 있는 게임일지언정
먼저 던지는 결정을 내렸을 뿐이다.

어떤 반응이 언제 되돌아 오더라도
그 자체가 나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럴 수도 없고,
감히 그렇게 두게 해서도 안된다.
윤리적인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아, 그러나 역시 어렵구나.
밤 공기를 마시며 머리를 식히고 왔는데도
다시 머리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머리가 통째로 압력밥솥이 된 것 같다.
이 겉 껍데기 속 나의 뇌가
함께 곁들어진 잡곡들과 함께
뜨겁고 무거운 압력에 짓눌리며 잘 요리되고 있다.

뒤 늦게라도 잡곡을 걸러내고자
이 곳에서 열심히 조리질을 해보지만
퍽 쉽진 않군.

그래도 차라리 지칠 때까지 노트북을 붙들고
이 휘몰아치는 감정과 생각들을 발산하고나면
잠이라도 편히 들지 않을까?


글도 쓰고,
친구와 수다도 떨면서
마음을 가라앉혀 본다.

심호흡 세 번하고
이제 진짜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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